혼자 한복을 알아본다고 돌아다닌 게 벌써 세달 전 일이에요.
어린 마음에 싸게 할 거라고 인터넷으로 특가 행사 상품만 보고 있을 때 였어요.
시어머님이 전화오셔서 2년 전에 동서가 한복을 맞추었었던 베틀한복을 소개시켜 주셨어요.
처음 베틀한복에 전화했을 때는 '무슨 한복집이 예약까지 하고 가야해?' 이런 생각이었는데,
막상 베틀한복에 직접 가보니, 예약을 하지 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예약하고 가길 잘했구나 했죠-
샘플 앨범을 한참 보고 있을 때, 안실장님께서 오셔서 상담을 해주셨어요.
한복에 대해 아무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우리에게 안실장님은 이것저것 색깔을 보여주셨어요.
색깔이 너무 다들 고와서 어떤 색깔로 할 지 결정하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어요.
결국 안실장님이 추천해 주신 것은,
신부 전통색깔인 녹의홍상-
너무 평범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과는 달리 안실장님은 깃과 소매부분에 금박패턴을 넣어주셨고,
신랑과의 통일감을 위해 색깔을 맞추기 보다는,
깃과 소매부분의 금박 패턴을 일치시켰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색깔을 맞추는 것 보다는 살짝 소매부분을 눈에 띄는 패턴으로 통일시켜 놓은 것이 더 세련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튜디오 촬영 날,
가봉을 마치고 스튜디오 촬영 전 한복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베틀한복에 먼저 들렀습니다.
화려한 색감을 가진 한복 드레스를 입고 싶어서 조금 튀긴하지만 오렌지 색깔의 한복드레스를 골랐습니다. 오렌지 한복드레스는 스튜디오 내에서 난리였습니다.
촬영 실장님도 기존에 많이하는 검정 색상의 한복드레스보다 훨씬 이쁘다고 극찬을 해주셨고, 스튜디오 내에 있던 다른 커플들도 자신들이 가지고 온 한복드레스보다 훨씬 낫다고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제 팔이 왠만한 남자보다 더 길어서 흰 저고리의 소매부분이 살짝 짧았다는 거~~)
쪽머리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제가 준비한 한복을 입을 차례였습니다.
베틀에서는 센스있게 여러가지 소품을 많이 준비해주셨습니다.
(소품이 이것저것 많았지만 한복에 대한 상식부족으로 인해 명칭을 잘 모르겠어요ㅠ)
촬영하는 내내 옆 팀에서는 우리 한복이 이쁘다고 어디서 했냐고 계속 물어봐 주셨습니다.
너무 평범할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평범한 색상이지만 훌륭한 디자인과 세련미는 넘치는 한복이었습니다.
(딱~~ 한가지, 신랑한복의 동정을 진작에 넣었어야 했는데 넣는다는 것을 잊어버렸었어요ㅠ)
베틀에서 보내준 하늘색상의 당의는 처음 저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제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당의의 색상은 아이보리색 또는 남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입어본 하늘색상의 당의는 그냥 슬쩍 봤을 때와는 달리 절대 평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미지를 나타내주었습니다.
만인의 부러움을 받은 채 스튜디오 촬영을 이렇게 마쳤습니다.
꼼꼼하고 세심한 소품을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하구요.
다음 첫 아이 돌잔치 때 다시한번 뵙게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