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한달 전.
돌잔치에 대한 준비를 거의 마쳤지만, 마지막으로 가장 고민되었던 의상 선택.
처음엔 간편한 기성복으로 마음을 정했지만 출산과 함께 늘어난 몸무게는 좀처럼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뱃살은 가려지지 않아 돌잔치 의상 선택을 하는데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른들을 모시는 행사인 만큼 예의 있는 복장을 갖추는게 좋을듯 싶어 최종적으로 한복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한복을 대여하기 위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돌잔치업체의 협력업체 한복집에서 대여하기로 마음먹고 한복을 보러 갔는데, 욕심 없이 방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촌스럽고, 한복에 대한 실망감만 안고 돌아왔다.
어쩔수 없이 인터넷에서 한복대여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예쁜 한복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재를 하기 하루 전.
친한 언니랑 통화를 하게 되었다.
언니 왈 한복은 입어 봐야지 보고는 모른다고...예쁜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맞는 한복을 찾아야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그리고 언니는 베틀한복에서 했다며 이은정 과장님이 친절하시고, 한복도 완전 마음에 든다고 했다. 언니가 전화해 줄테니 방문해 보라고 권해주었다.
과장님께서 전화가 오셨다.
상냥하고 나긋한 목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친철하게 오시는 길까지 안내해 주셨다.
방문 날짜를 예약하고 나서야 안정감이 들었다.
그러나 가기 전에 베틀한복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하여 스타일을 보았지만 좀처럼 나와는 맞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또다시 마음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괜찮을까? 의구심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래도 친한 언니의 권유로 반신반의 하며 베틀한복 성남분당점에 방문하게 되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고운 빛깔을 뽐내듯 깔끔하게 진열된 한복들 자태에 와~ 곱다하며 탄성을 자아냈다.
반짝반짝 깨끗한 매장이 광채를 더해 한복들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
한복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급스러움과 아름다움은 눈을 매료시켰다.
한복의 미는 실로 상상 그 이상이었다.
홈페이지에 사진 한 장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아름다움은 경이 그 자체였다.
물론 한복이라고 다 그런건 아니지만...
베틀한복에서 본 한복은 한복에 대한 나의 인식을 변화시켰다.
한복에 너무 만족하고 감탄하고 있을 때 이은정 과장님이 반갑게 나를 맞이하여 주셨다.
상냥하고 친절한 말투와 단아한 자태는 한복과 함께 한 세월을 말해 주는 듯 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나에게 맞는 한복을 찾아주시고, 입어보았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과장님께서 골라주신 한복은 은은한 색이고, 내가 좋아하는 색은 선명한 색이었다.
난 이미 진한 색 한복에 마음이 가버린 상태였다.
과장님께서는 내가 고른 한복은 너무 오래된 한복이라 신식을 추천해 주셨다.
하지만 나는 과장님의 반대에도 무릎 쓰고 내가 선택한 한복을 고집하고 말았다.
그런데...
돌잔치 일주일 전 남편이 한복이 보고 싶다며 다시 매장에 들리게 되었다.
과장님께서는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남편은 예쁜 한복도 많은데 하필 왜 이거냐며, 언짢아 했다.
너무 진한 색상이 촌스러워 보인다했다.
그러면서 매장을 한번 둘러보더니 과장님께서 추천해 주셨던 한복을 가리키며,
“내가 찾던 것이다. 이런걸 골라야지.” 하며 우쭐해 했다.
순간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름 열심히 골랐는데, 한순간에 무시당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때 과장님께서 “온유엄마가 선택한 한복은 색이 선명해서 예쁘고, 온유아빠가 선택한 한복은 세련되고 고급스럽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데 많은 친지들과 함께한 행사이니 만큼 온유아빠가 선택한 한복이 좋지 않을까요?
조리있게 말씀 해 주셔서 나또한 수긍하게 되었다.
남편과 기분이 상할 수 있었던 상황에 과장님께서 중재를 잘 해주셔서 우리 부부는 기분 좋게 집으로 갈 수 있었다.
행사당일.
스냅사진을 찍기 위해 한복으로 갈아입으려는 순간.
이게 왠일...아기 한복이 없는 것이다. 머리가 하얘지는 순간이었다.
아무것도 생각을 할 수 없었을 때, 남편이 무언가 생각했다는 듯 전화를 걸었다.
베틀한복에 전화를 했던 것.
남편이 자초지정을 이야기하자마자 과장님께서 당장 와 주신다며 오히려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히 계세요.” 라고 안심시켜 주셨다.
10분 만에 부리나케 과장님께서 와 주셨다.
“이제 마음 안심하시고, 행사 잘 치루세요.”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하시고는 가셨다.
귀찮도 하실텐데 너무나 친절한 태도에 또 한번 감사했다.
그 감사에 화답하듯 다들 엄마가 신부같다며 한복이 너무 곱고, 예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를 마치고 하루가 피곤했지만 이은정 과장님의 진심과 감동의 서비스로 웃고 행복했던 돌잔치였다.